| 제목 : 평생교육時論 : 평생교육은 삶을 창조하는 예술이고 인문학이다. |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1-07-05 |
안녕하세요? YJ학사고시입니다.
이화여대 교육학과 곽삼근 교수님의 평생교육에 대한 시론입니다.
평생 교육을 통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삶의 터전을 중심으로 삶이 더 행복해지고,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자신의 완전성을 지향하여야 하는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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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평생교육론 수업 시간에 박물관 교육 국제비교를 하는 중 어떤 학생이 유럽 여행에서 느낀바 중·고교 시절 세계사가 별로 재미없고 지루하였는데 그곳 박물관에서 진행된 교육 프로그램은 매우 흥미로웠다는 경험을 전하였다. 아울러 한국에서도 교실에서만 공부하지 말고 박물관 등을 활용하여 현장성 있는 수업을 하면 좋겠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이러한 요구는 평생교육분야에서 귀담아두어야 할 도전임은 분명하다.
국격을 높이는 고품격 문화에 관심을 갖자.
과거에 박물관은 예술품이나 문화유산을 보관해두는 장소 정도로 간주되어왔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에서 박물관이 교육적 기능을 담당한다고 해도 그것은 예술품을 우선적 대상으로 삼아 진행되어 왔다. 교육기관으로서 박물관의 중요성은 그들이 수집하고 보존한 예술품에 놓여있다. 그러나 이제 박물관 교육은 예술품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예술은 더 이상 재능 있는 자 또는 교양 있는 자들만의 산물로서 간주되지 않는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진행되고 있는 근대적 산물의 탈주화가 전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예술분야에도 나타나고 있음을 주목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며, 박물관의 예술품은 삶의 현장과 소통되어야 하며, 삶의 현장은 예술성을 지니는 것으로 인식될 것이 요구된다.
엘리트시대가 아닌 대중 시민사회에서 누구나 자신의 경험에 기반하여 각각 예술적 의미를 창출한다면 어떠한 것이 고품격의 예술과 문화로 간주될 것인가? 인간은 ‘최상의 경지에 도달하고 싶은 욕구’를 지닌 존재이다. 개인간의 비교에서 인격이 회자되듯이 국가 간 비교에서도 국격이 화두에 오른다. 우리나라가 유엔 분담금 수준에서 세계 11위를 하고 경제적으로 수출이 9위를 한다고 하여 그것이 국격으로 평가되지는 않는다. 경제적 부를 통해서도 한순간에 얻을 수 없는 것이 인격이고 국격이다.
행동의 변화가 아니라 마음과 인식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품격은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에서 비롯된다. 아무리 겉치장을 하거나 행동을 그럴듯하게 하여도 마음이 따르지 않으면 금방 그 격이 드러나 버리고 만다. 교육이란 ‘인간 행동의 바람직한 변화’라는 정의가 지배적이었는데, 이제 교육의 정의는 바뀌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이라는 것은 물질적이고 양적인 측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숫자로 측정이 불가능한 것 그러나 매우 중요한 것이 존재한다. ‘마음’, ‘생각’, ‘인식’ 등은 언젠가는 겉으로 내비추이기는 하지만 쉽게 측정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인간의 마음, 인식의 변화’로 확장되어야 한다.
언젠가 노숙자 대상 인문학 교육이 그들의 마음을 바꾸어서 성공적이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동안 노숙자들에게는 일자리를 갖도록 하는 것이 우선적이므로 기술교육을 시켜 현장으로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그들은 취업 후 한 두 달 일하다 다시 노숙생활로 돌아가는 것을 반복하였었다. 그러던 차에 철학 강의를 통해 그들은 인간의 존엄성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왜 직업을 가져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는 것은 그들에게 ‘인식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후 당연히 취업을 위한 기능교육과 취업에도 성의있는 긍정적 자세로 임하였음을 알 수 있다. 기술습득을 통한 행동 변화보다 인식의 변화가 더욱 의미 있음을 웅변해주는 사례이다. 직업기술교육에 인문학 교육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고품격 예술 문화란 무엇인가?
평생교육이 정책적 지원으로 틀을 잡아가면서 각 지자체별로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는 것보다 더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지역인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마음을 변화시키는 과업은 물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정성’을 통하여 가능하다. 우리나라 교육은 그동안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과도한 관심을 집중한 나머지 모양새는 갖춘 것 같으나, 물질적이고 양적인 성장에 치중하여 날로 겉모습만 화려해지고 있는 것 같다. 급기야 우리 사회 전체에 흐르는 외모지상주의에 편승하여 이를 위한 평생학습만 있고 교육은 없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제 양적인 측면 보다 질적인 품격에 관심을 기울일 때이다.
북한산에 올라가다 보면 천년된 암자를 발견할 수 있다. 그곳에는 오랜 풍상을 겪으면서도 조각한 석수장이의 정성과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돌 조각이 있는데, 삶의 예술성이 돋보인다. 그런데 좀 떨어진 거리에는 일군의 석상이 자리 잡고 있다. 그 크기에 압도당할 정도인데, 전혀 사람의 정성과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다. 번쩍거리며 기계로 깍은 듯한 매끄러움은 있으나 사람의 정성이 느껴지지 않으므로 고품격 예술품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서오릉이나 동구릉에서 정자각으로 올라가는 돌계단 옆쪽에 구름들이 조각되어 있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구름이 그려진 그 지점부터는 돌아가신 분들이 계신 하늘임을 나타내기 위해 정성스럽게 구름을 조각해 놓은 석수장이의 마음이 아름답지 않은가.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그 예술 정신을 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고품격 문화를 일구는 하나의 길이다.
지금은 볼 수 없으나 어릴 적 영화관 앞에 붙어있는 광고 포스터를 상기해보자. 그림 실력은 대단한데 창의성과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고호는 어땠는가? 왜 지금도 고호의 그림을 보고 사람들은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일까? 거기에는 그만의 독창성과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당시 고호는 돈을 받거나 팔지도 못하는 그림을 자신의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표출해내기 위해 온 정열을 쏟았다. 고품격 문화는 곧 마음과 정성 그리고 독창성으로 인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박물관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인문예술문화를 꽃피워야 한다.
최근 평생교육을 바라볼 때 ‘평생’만 있고 ‘교육’이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우리가 ‘교육’이라는 용어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둔다면, 교육에서는 지식이나 기술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사람들의 삶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삶이 중심이 되는 교육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인문적 사유를 통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삶의 터전을 중심으로 삶이 더 행복해지고,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자신의 완전성을 지향하여 삶을 자신의 독특한 예술품으로 만들어 나아갈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평생교육은 겉모습이 아니라 먼저 마음가짐이 바뀌도록 보이지 않는 데에 눈을 돌려야 한다. 그러려면 평생교육 이론과 정책 실천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의 마음이 먼저 바뀔 필요가 있다. 양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적으로 자신만의 독창성을 이끌어내고 고품격 문화를 창출해내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고품격 문화를 배우려면 천 년 전 석수장이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그 석수장이는 누구의 지시대로 움직여 조각에 임하였는가? 아니다 그 자신이 최고 전문가였다. 그동안 배운 솜씨를 토대로 정성을 다하여 자신의 일을 소명으로 알고 자기주도적으로 연구하고 터득해가며 그 작품의 취지에 맞추어 창조적으로 예술 문화를 일구어낸 것이다. 그의 삶은 예술적이고 인문적이었다. 자신의 삶이라는 작품을 만드는 데는 인문적 사유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고품격 예술품을 창조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평생교육은 우리의 삶이고 예술이며 인문학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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