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제7차 평생교육포럼 - 100세 시대, 평생교육의 새 길을 묻다. |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1-06-22 |
지난 제 7차 평생교육포럼에서 이루어진 세미나 내용입니다.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100세 시대, 축복과 재앙은 선택이다
홍 기 형 (중원대학교 총장)
대한민국의 인구 고령화 추세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이래 2018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사회를 예고하고 있다. 자칫 이에 대한 대책을 소홀히 할 경우 고령화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이자 재앙이 될 수도있다.
지난 2000년 통계청은 “기대수명이 ‘2010년 78.8세 → 2020년 80.7세 → 2030년 81.5세’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5년 뒤인 2005년엔 ‘2010년 79.6세 → 2020년 81.5세 → 2030년 83.1세’로 수정했다. 2020년에야 돌파한다던 ‘80세의 벽’은 이미 2008년에 뛰어넘었다.
최근의 새 기대수명 예측에 따르면, 현재 살아있는 1954년생 남성의 79%(1000명 중 792명)가 20년뒤인 2030년까지 무사히 살아남고, 이들 79% 중 절반은 그때부터 다시 22.6년 더 살게 된다.
올해 만 40세가 된 1971년생 남성은 현재 살아있는 사람 절반(47.3%)이 94세 생일상을 받고, 같은 해태어난 여성은 더 높은 비율(48.9%)로 96세 생일상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 만 30세가 된 1981년생은 현재 살아있는 남성 절반(48.6%)과 여성 절반(49.3%)이 각각 92세, 95세를 넘기는 것으로 예측된다.
요컨대 현재 살아있는 10명 중 4명(39.6%)이 98세 생일상을 받게 되는 셈이다. 동갑내기 여성은 더 높은 비율(46.2%)로 98세까지 살게 된다.
현재 살아있는 50대 이하 한국인은 세대를 막론하고 절반 가까이가 100세를 바라보는 나이까지 생존하고, 그보다 윗세대 역시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비율로 100세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여기에 1955년~1963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고령화 추세의 뇌관이다. 이미 퇴직대열에 들어서기 시작한 이들 가운데 70% 가량이 노후 대비를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00세 시대로 접어들면서 흔히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바로 ‘100세 시대, 100세 축복, 100세 쇼크’다.
장수가 축복이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 40%가 100세 시대를 재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00세 인생’이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면서 ‘80세 인생’의 시간표에 맞춰 노후를 준비해온 사람들은 비상(非常)이다. 은퇴 후 삶의 기간이 훨씬 길어지자 준비했던 노후 자금마저 바닥을 드러내는 ‘장수(長壽)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인의 장수리스크 지수는 0.87로, 미국(0.37)·일본(0.35)· 영국(0.33)보다 세 배 가까이 높다. 장수리스크 지수란 예상치 못한 은퇴 후 기간을 예상한 은퇴기간
으로 나눈 값으로, 0.87은 예상보다 87% 더 긴 은퇴 기간을 산다는 뜻이다. 예상보다 빨리 닥치는 ‘100세 쇼크’는 대한민국 여기저기서 준비 안 된 사람들을 몰아붙이고 있다.
과거 대가족 시대에는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자녀 세대들의 부양을 받으며 사는 것이 일반적이었기에 장수는 축복일 뿐 고민거리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의 핵가족 세대들에게는 노후를 스스로책임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장수가 삶의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고령화의 진행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고령화 사회는 나이든 사람이 많다는 의미보다는 노인 인구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사회 경제적인 구조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를 수반되는 것을 의미한다.
공공 재원 측면에서는 노인 부양에 대한 국민 부담이 증가하고 시설인프라 측면에서는 장기 요양시설등이 턱없이 부족해짐과 동시에 경제적으로는 국가 경제의 성장률이 둔화되며 일자리의 부족과 사회와 가족으로부터의 소외 문제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와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모든 제도·시스템과 국민 인식은 여전히 ‘80세 시대’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우리는 ‘20-60-80’의 사회에 살고 있다. ‘20대에 대학을 마치고 취직해 50~60대까지 일하다 80대에 떠나는것’을 전제로 모든 시스템이 설계된 사회다.
연금·복지·보건·국가재정은 물론, 교육·취업·정년제도, 개인의 재테크와 인생플랜이 모두 ‘60세에 은퇴해서 80세까지 사는’ 것을 전제로 짜여 있다. 즉 ‘20대까지 배운 지식으로 50대까지 일하고
60대 이후엔 할 일이 막막해지는’ 체제다.
그러나 다가올 ‘100세 시대’에서 이런 시스템은 유효하지 않다. 50~60대에 은퇴할 경우 인생의 절반가까운 기간이 ‘노후’로 남는데, 아무리 축적한 자산이 많아도 40~50년을 ‘일 안 하는 노후’로 보낼 수 는 없다. 어떻게 국민 개개인의 노후 기간을 줄이고 현역 기간을 늘려주느냐가 국가 정책의 주요과제로 등장한 것이다.
100세 시대엔 ‘평생직장·직업’ 대신 ‘평생 현역’이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한 직장, 한 직업이 아니라 끊임없는 생애 전반에 걸친 평생학습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와 새로운 직업을 계속 찾아가며 현역기간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덴마크 등 북구(北歐) 선진국은 이미 평생 재교육과 유기적인 재취업 등의 사회 시스템을 통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빨리 ‘100세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끊임없는 학습과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로 옮겨 타면서 다가오는 ‘100세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북구 사회에서 이 같은 ‘일자리 갈아타기’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정부와 사회가 평생 지원하는 각종 재교육·취업알선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은 정부정책 중에서도 가장 주변적인 영역으로 머물러 있다. 그 이유로는 고령자 교육정책에 대한 정부부처 간의 연계 및 역할 분담 부족, 지역차원의 활성화 정책 부재, 기초연구 자료의 부족 문제 등을 지적할 수 있다.
수치상으로 노인 취업률이 증가하였더라도 노인들이 취업하고 있는 직종들은 대개 노인의 특성이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단순노무직, 임시직 등으로 근본적인 노인대책과는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정책은 인력개발 및 활용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이는 단기적인 시혜적 복지정책 같은 소극적인 대처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예방적인 차원의 적극적인 대처이어야 한다.
향후 급속히 전개되는 고령사회에 대응하여 고령화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 같이 노인들을 의존적인 피부양인구로서 다루는 정책으로는 부족하다. 보호 위주의 노인 정책으로는 급증하는 노인층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베이비부머 등 새롭게 등장하는 장년층의 요구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령화 사회의 대책에서 인적자원개발이나 평생학습이 강조되는 배경은 지금까지 고령화 대책이 단순한 복지나 일자리를 주는 정책에만 치중하고, 고령노동자들의 고용능력을 키우는 등 질적인 영역에대한 중요성을 간과하였다는 반성에 근거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노동생산성의 향상으로 해결될 수 있으며, 노동력의 양보다 질을 강조하는 신성장이론에서도 인적자원의 질 제고를 통해 인구 감소를 보완할 수 있다는 논의가있는 것도 사실이나 노동생산성 향상만으로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수명의 연장은 개인의 삶에 있어 노년기를 길어지게 함으로써 노년기 삶의 질의 중요성을 증대시킨다.
인생 3모작을 지나 인생 4계의 시대는 개인에 따라 그 이전 단계까지의 삶과 전혀 다른 것일 수도 혹은 지속적인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각종 복지정책, 취업정책 역시 장기적이고도 준비된 계획 없이 추진된다면 우리사회의 정책은 표류할 수밖에 없다. 취약계층에 대한 인력개발 정책의 일환으로 수행되고 있는 노인취업 대책의 경우 투여되는 재원에 비하여 얼마나 실효성을 거두고 있는지가 의문이다.
인간의 욕구는 물리적 혹은 생물학적인 보상에 의해서만은 충족될 수 없다. 물질적인 풍요나 보상은일시적인 만족감을 가져다 줄 수는 있을지라도 궁극적인 통전감(integrity)을 가져다주지는 못하는 것 이다(Erikson,1963; Maslow, 1970). 노인에게 있어서 통정감은 자신의 역량(competency)을 발견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았을 때 가질 수 있는 심리적인 안정감이다. 노인들은 이를 통해 자신을 찾을 수 있다.
노인정책의 변화에 있어 핵심적인 방향은 활동적 고령화(active aging)로 요약할 수 있다. 활동적 고령화란, 증가하는 노년층을 의존적 인구가 아닌 활동적인 인구로 변화시킴으로써 노년층을 사회의 부담요인이 아닌 발전요인으로 바꾸는 근본적인 정책의 전환을 의미한다. 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인하여 노인기의 삶에 필요한 여러 측면에서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노인의료 문제, 노인 노동력 활용과 취업문제, 다양한 영역의 노인복지문제, 세대 간 갈등해소를 통한 통합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단기적, 대증적, 소극적인 복지 정책보다는 근본적, 장기적, 예방적, 적극적 차원의 교육정책이 필요하며 사회적 자본 형성의 관점에서 ‘그들’을 위한 정책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정책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사회적으로 인구의 비율이 높아진 중·고령자들의 실업문제와 사회적 부담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직업능력을 배양시켜 인적자본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앞으로 노년층으로 진입하게 될 노인들은 예전에 비하여 훨씬 더 건강하고 활동적이며 그들이가지고 있는 인적 자본(학력, 자격, 직업 경력, 지식, 기술 등) 수준면에서도 높은 능력을 지닌 이들이 될 것이다. 또한 노년층의 이러한 변화는 노후에도 더 많은 활동과 사회적 참여에 대한 욕구로 표출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 사회도 노인을 허약하고 의존적인 존재로서가 아니라 건강하고 자립적인 존재로 바라보는 노인관의 변화를 모색해야 하며 그들의 역량 개발을 통한 인적 자본으로의 육성이 향후 평생교육의 중요한 전략 방향이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노동을 준비하기 위한 교육의 단계인 아동·청소년기와, 본격적인 노동의 시기인 청·장년기, 노동으로부터 물러나 은퇴하여 여가를 즐기는 노년기로 구분되어 모든 정책과 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연령 분리적인 사회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평생학습사회의 도래에 따라 이러한 연령 분리적인 사회 특성은 통생애적인 관점으로 변화되고 있다. 즉, 각 개인의 요구에 따라 학습과 일과 여가를 전 생애에 걸쳐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사회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통생애적 평생학습사회에서는 학교, 직업, 여가세계들이 분절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진입과 학습, 일, 삶의 순환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수명의 연장은 개인의 삶에 있어 노년기를 길어지게 함으로써 노년기 삶의 질의 중요성을 증대시킨다. 인생 3모작을 지나 인생 4계의 시대는 개인에 따라 그 이전 단계까지의 삶과 전혀 다른 것일 수도혹은 지속적인 것일 수도 있다.
노년기 삶의 질은 길어진 인생 속에서 은퇴 이후 또 다른 새로운 삶 즉, 제2의 인생이 무엇인지, 그 삶속에서 자신의 역할 정체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속적인 생산 활동을 하는 것으로써 노년기 삶을 선택할 경우 노년기의 역할은 생산적인 노동력으로규정될 수 있는 것인 반면, 사회통합에 기여하기 위한 노년기 삶을 선택할 경우 노년기의 주역할은 사회와 후세대를 위한 자원봉사와 공헌이 될 것이며, 여가중심의 풍요로운 삶을 선택할 경우 노년기는 적극적인 여가활동을 통한 자기계발의 시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한 노년기 역할과 삶의 선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노인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평생교육이 지향해야 할 중요한 전략 방향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끝으로 고령화 시대의 교육정책은 평생교육의 차원에서 이해되어져야 하고 평생교육의 테두리 속에서 활성화되어야 한다.
100세 시대는 평생학습을 통하여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건강한 노화(Aging Well)를 위하여 학습·일·삶의 통합적 비전 설정 및 정책적 지원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고령화 대책은 더 이상 시혜적 복지수준의 대책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삶의 질 선진화를 위한 보다 근원적인 비전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한계를 극복하는 데에 평생학습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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